모바일 메뉴 열기
연구
도시

서울 26번째 자치구의 의미 | 도시난민과 도시정의

[사회혁신포커스 38호] 서울 26번째 자치구의 의미 : 도시난민과 도시정의

 

김상철 (경의선공유지26번째 자치구 기획팀, 노동당)

 

지난 해 2016년 11월 27일, 도시서울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도심 한복판에서 ‘서울의 26번째 새로운 자치구’를 선언했다. 강제철거 등으로 삶의 장소를 빼앗긴 이들, 혹은 도시서울 안에서 자신의 장소를 찾을 수 없는 이들이 모여 자신들의 자치구를 선언한 것이다. 자치구의 선언 장소는 경의선 숲길이 시작되는 작은 광장이었다. 이들은 이곳을 ‘경의선공유지’라고 부른다. 모든 이들의 공유지에 도시에서 추방당한 이들의 자치구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곳 또한 추방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철도공단이 해당 부지에 새로운 상가를 세우려는 사업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혁신리서치랩은 26번째 자치구 운동이 도시서울 내에서 도시서울에 대항하여 출현한 공유와 자치의 도시사회운동이란 점에 있다. 도시사회운동은 역사적으로 사회혁신의 중요한 출처 중 하나였고, 현재에도 그렇다. 도시서울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사회운동은 정부와 시장이 해결하고 있지 못한 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서, 대안적 도시구조와 생활의 모형을 창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정부는 사회혁신을 자신의 정책수단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오히려 사회혁신은 동료시민들이 자신 혹은 시민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해온 사회운동과 더욱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도시정부의 모든 사회혁신정책이 사회운동과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사회혁신 정책과 서비스는 바로 사회운동이 창안하고 만들어온 모형들을 도시 전체 차원에서 차용하고 변형시킨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도시정부와 사회혁신의 관계는 거버넌스의 운영이란 이름으로 다양하게 검토되어 왔지만, 사회혁신과 사회운동의 관계 무엇보다 현재 도시서울 안에서 도시서울에 대항하여 진행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사회운동과 사회혁신의 관계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해왔다. 혹은 도시서울 거버넌스의 구축 과정에 사회운동이 선별적으로 통합되면서, 도시정부와 적대적이거나 혹은 도시정부와는 다른 전망을 발전시키고 있는 도시사회운동의 경우, 사회혁신과 분리된 영역으로 바라보는 정치적 무의식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는 그 자체로 사회혁신을 정책수단으로 바라보는 도시정부의 관점이 서울의 사회혁신 패러다임 내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은 아닌지, 반성을 해본다.

사회혁신리서치랩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도시서울에 대한 고유한 진단과 도시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발전시키며 오늘의 서울에 개입하고 있는 26번째 자치구 운동과 함께 도시서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색해보려는 기획을 했다. 26번째 자치구 운동을 함께 해온 김상철 노동당 당원에게 〈사회혁신 포커스〉 38호 원고를 부탁한 이유이다. 김상철은 현재 도시서울을 난민의 도시라고 규정하면서, 도시난민이란 프레임을 통해 도시서울의 현재 그리고 26번째 자치구 운동의 의미를 설명한다. 사회혁신은 권력관계의 빈 공백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사회혁신은 누군가의 권력 혹은 기존 권력의 배치와 대립하며, 이에 따라 갈등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갈등을 최소화하는 경로를 발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갈등 그 자체를 제거하려하거나 인식하지 않으려는 접근은 사회혁신을 단순한 행정도구로 전락시킨다. 26번째 자치구 운동을 통해 도시서울의 권력관계와 배치를 드러내준 김상철 필자에게 감사드린다. 우린 사회혁신이 도시서울의 가장 낮은 자들의 불온한 언어로 남길 희망한다. 

[사회혁신포커스 38호] 서울 26번째 자치구의 의미_도시난민과 도시정의